매주 임신 기록을 하려고 했는데, 어느새 초등학교 시절 밀린 일기를 쓰는 느낌으로 지난 기록을 쓰게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2주전부터 겪은 급격한 체력 저하 때문인데요. 저의 임신 9주를 나타내는 키워드를 하나 꼽으라면 바로 '체력 저하'가 아닐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유전적으로 타고난 것을 제외한 체력의 3요소는 영양잡힌 식사, 충분한 수면, 적당한 운동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임신 9주부터는 이 세가지를 모두 못 지키면서 체력이 엄청나게 저하되었답니다.
먼저 임신 이전에는 식단도 균형있게 잘 챙겨먹고, 임신 극초기 때에도 별다른 증상이 없어서 평소 먹던대로 잘 먹었었는데요. 몇 주 전부터 입맛없음 증상이 시작되더니 이제는 입에 들어가는 게 있으면 그냥 그걸 먹어야 하는 증상으로까지 입덧이 번졌어요. 물론 저는 토는 한번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입덧 심하신 분들에 비하면 아주 약소한 정도겠지만 이 역시 괴롭기는 마찬가지더라구요.
특히 밥에다가 반찬을 먹는 집밥은 전혀 들어가지가 않았고, 그나마 빵이나 과일이 잘 먹혀서 이런 것들만 겨우 먹다보니 끼니가 굉장히 단촐해지고 영양가도 없어졌습니다.
두번째로 충분한 수면! 임신 전에도 불면증이 좀 있는 편이었는데 그때는 운동을 많이 해서 일부러 잠이 오게 하기도 했고, 그래도 잠이 오지 않으면 멜라토닌을 먹을 수 있었어요. 그리고 제 불면증은 잠이 들기까지가 힘든 것이었지 잠에 들고 나서 자주 깨는 불면증이 아니었기 때문에 일단 잠에 들면 그 이후는 괜찮았었는데요.
최근의 불면증은 잠에 들고 나서 소변마려운 증상으로 인해 새벽 세시에 매번 일어나는 불면증이었습니다. 일부러 저녁먹고나서 수분 섭취를 거의 안했는데도 정말 알람시계마냥 세시 전후로 깨서 화장실을 가게 되더라구요...
화장실을 가면 소변양이 많은 것도 아닌데 소변이 마려워서 잠에서 깨고, 또 화장실을 갔다와서 다시 바로 잠에 드는게 아니라 하지불안증후군 때문에 다리가 불편해 다시 잠드는데 시간이 들다보니 수면의 질이 급격하게 떨어졌습니다.
세번째로 운동...임신 전에는 생활운동량도 많았고 매일 근력운동도 했었는데, 예상치 못하게 출혈이 있고 피고임도 지속되면서 운동하지 말고 활동량을 줄이라는 권고를 받았어요. 그래서 간신히 출퇴근만 하다보니 몸에서 근육이 쭉쭉 빠져나가는게 느껴질 정도였고 체력도 많이 떨어졌습니다.
이렇게 제대로 못먹고 못자고 무기력하게 있어서인지 반갑지 않은 얼태기도 찾아왔어요.
흰머리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던 참인데, 이제는 피부 트러블까지 생겨버렸습니다 ㅠㅠ.
요즘에는 파데프리를 지향하면서 최근 피부 화장은 선크림만 발랐었는데요. 얼굴 볼, 턱주위에 뾰루지가 한 두개씩 생기면서 커버를 위해 하나씩 얼굴에 얹다보니 더 답답한 느낌이네요.
이렇게 체력저하와 얼태기로 인한 우울감 때문인지, 요즘 유독 임산부석을 바라볼 때 인류애가 많이 상실되고 있습니다...
평소에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출퇴근을 하는데 임산부석에 앉기가 정말 하늘에 별 따기입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임산부 아닌 분들이 버젓이 앉아있을 때면 정말 한 숨이 푹 나오는데요. 무지함 때문인지 알고도 배려가 없는 것인지...

(초상권 때문에 맘대로 사진을 찍을 수는 없어 위 사진은 한 기사사진을 퍼왔습니다.)
뱃지를 보여주며 말을 걸어볼까 싶다가도 요즘 제정신 아닌 사람들이 많다보니 괜히 트러블이 날까 싶어 관두게 되더라구요.
그나마 지하철은 칸이 여러개라 돌아다니다보면 자리가 어딘가 하나 있을 때도 있는데, 버스에는 좌석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아예 임산부석을 비롯해 어디도 못앉을 때가 많고 지하철보다 더 흔들리기 때문에 더 몸을 지탱하기가 힘들더라구요. 배가 좀 더 나오고 임산부태가 나면 양보를 받을 수 있을까요 아니면 그냥 제 욕심일까요ㅠㅠ
이렇게 임신9주 일상은 쉽지만은 않았던 것 같아요.
지난 주 8주차 병원을 갔을 때 청담마리 이희영 원장님께 3월 종합검진 결과지랑 보건소 임산부 검사 결과지를 보여드렸었는데요. 다른 부분은 큰 문제 없으나 갑상선이랑 소변검사는 다시 한 번 보자고 하셨었어요.
갑상선은 3월 기준 TSH 수치가 3.4 정도로 정상범위에는 있었는데, 이전 검사에서 5이상 넘어갔던 경우도 있었고 또 임신중에는 2.5정도를 기준으로 보기 때문에 추적 검사를 해보자고 하셨습니다.
저도 잘 몰랐는데 찾아보니 TSH는 갑상선 자극 호르몬이라서 갑상선 호르몬이 잘 나오지 않기 때문에 점점 자극이 되어 수치가 높아진다고 해요. 수치가 많이 높으면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의심될 수 있구요.
갑상선 검사는 혈액검사로 진행되기 때문에 3층에서 원장님 진료를 받고 2층에서 피를 뽑았었는데 한 일주일쯤 뒤 결과를 문자로 받았습니다.
TSH 수치가 3.93으로 정상범위이나 3월 대비 증가를 보여 한 달 뒤 추적관찰을 한다는 내용이었어요.
임신기간에는 갑상선수치도 태아건강에 중요하다고 해서 걱정은 되었지만 일단 정상범위 안에 있기도 하고 또 높아지면 약물치료가 가능하다고 하니 일단은 많이 걱정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10주차에는 훌쩍 큰 아기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다음 포스팅으로 찾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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