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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Fi(소파이)는 정말 핀테크의 미래일까

simpleyoung 2021. 10. 3. 22:03

2011년 스탠퍼드 MBA에 다니던 마이크 캐그니가 동문 세 명과 함께 등록금이라는 아이템을 가지고 회사를 창업합니다. 등록금이 비싼 미국 대학생에게는 학자금 대출이 일반화되어있었는데요. 저렴한 이자로 스탠포드 대학생들에게 학자금 대출사업을 해보자는 아이디어가 오늘날 핀테크 기업인 소파이를 탄생시켰습니다. 오늘은 이 소파이(SoFi)의 초기 사업 모델과 위기, 그리고 극복 방법 등 모든 것을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SoFi 초기 사업 모델

앞서 말씀드린대로 저렴한 이자로 스탠퍼드 대학생들에게 학자금 대출사업을 하기 위해, 마이크 캐그니와 사업 동업자 친구들은 스탠퍼드 졸업생 40여명을 찾아가 아이디어를 팔았습니다. 이 아이디어로 동문들에게 약 20억원을 투자 받았고 이를 재학생들에게 낮은 금리로 대출해줌으로써 첫 사업모델이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SoFi(소파이)라는 사명도 Social Finance의 약자로 사람과 사람을 잇는다는 뜻인만큼 첫 사업 역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서 만들어진 셈입니다.

 

이런 사업모델이 가능했던 이유는 스탠포드 대학생들이라면 대출금도 문제없이 갚을거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소파이의 차별화 지점은 대출 외에도 대학생들의 니즈를 공략한 고객 친화 서비스를 함께 제공했다는 점에 있었습니다.

 

■ SoFi의 차별화 포인트

① 고객 니즈를 공략한 서비스 제공

고객 친화 서비스에는 대출자들에게 제공한 취업 멘토링 서비스 또는 이력서나 자기소개서 첨삭, 실전 면접 코칭 등이 있었습니다. 이런 서비스를 지원받은 대학생은 대출 상환에 대한 강한 책임감을 느꼈기 때문에, 실제로 4년동안 대출을 상환하지 않은 학생이 1명도 없었다고 합니다. 

 

② 쉬운 대출 방법

기존 은행 대출에 대비해서 대출 방법도 쉬웠습니다. 스마트폰으로 문서를 찍어서 업로드하면 15분만에 학자금 대출을 받을 수 있게 간편화했습니다.

 

 

이 혁신적인 사업 모델은 하버드대와 노스웨스턴대, 메사추세츠공대 MIT 등 40여개 대학으로 확장되었습니다.

 

③ 고객 생애주기에 맞춘 상품 판매

대학을 다닐 때에 학자금 대출이 필요했다면, 취업하면서 차량이 필요해질수도 있고 가정이 생기면서 집이 필요해질 수도 있겠지요. 이런 대학생들의 생애주기에 맞춰 2015년부터 소파이는 주택담보 대출과 자동차 대출 상품, 개인 신용 대출까지 도입하면서 사업영역을 빠르게 확장해 나갔습니다.

 

 

급성장하는 소파이의 잠재력을 투자자들이 놓치리 없죠. 

2015년에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으로부터 핀테크업계 사상 최대 투자금액인 10억 달러, 또 페이팔의 창업자이자 팔란티어(Palantir)의 CEO인 피터 틸로부터 3조원 가량의 투자금을 유치하게 되었습니다. 핀테크 스타트업 중 가장 많은 투자를 받은 회사가 소파이라고 하니 가히 대장이라 할 만 합니다. 

 

막대한 투자금을 확보한 소파이는 은행을 대체하는 혁신을 꿈꾸며  2017년 본격적으로 은행업에 도전합니다. 

소파이 은행업 진출_Don't bank. SoFi.

 

모바일 뱅킹 스타트업을 인수하고 은행업 라이선스까지 신청하면서 사업은 승승장구하는 듯 보였습니다. 

 

■ SoFi의 위기

이 때 예상치 못한 사건이 터졌습니다. 공동창업자이자 CEO였던 마이크 캐그니의 성희롱 스캔들이 폭로된건데요.

마이크 캐그니 성추문 사건 뉴스

 

여기에 고위 매니저들의 횡령까지 밝혀지면서 캐그니는 회사를 물러나게 됩니다.

 

그런데 이 위기가 오히려 소파이에게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소파이를 구원할 새 CEO 앤서니 노토(Anthony Noto)가 취임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안쏘니 노토_소파이 CEO 취임

 

앤서니 노토는 골드만삭스의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트위터의 COO, CFO를 역임했던 트위터의 2인자였습니다.

투자자들이 가장 신뢰하는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히기 때문에, 앤서니 노토가 소파이로 옮긴다는 소식이 들리자 트위터의 주가가 하루만에 39%나 하락할 정도였습니다. 불도저형 리더로 유명한 앤서니 노토는 명성대로 취임하자마자 회사를 뒤집어 놓습니다.

 

■ SoFi의 핀테크 기업화

앤써니 노토는 소파이의 기업문화를 뜯어고치는 동시에 단순 대출 스타트업에서 원스탑 핀테크 기업으로 사업을 다각화합니다. 그렇다면 소피아가 핀테크 경쟁자들 사이에서 무서운 성장세를 기록중인 비결은 무엇일까요?

 

첫 번째는 애초부터 탄탄한 고객층을 한정 타겟팅하고 동반성장한다는 점에 있습니다. 

소피아의 주요 고객층은 고학력, 고소득의 20~40대인데요. 낮은 금리, 긴 상환기간, 높은 한도의 대출 상품을 제공해 이들을 끌어들였습니다. 소파이 입장에서는 이들이 연체하거나 파산할 위험이 적기 때문에 낮은 금리로 대출해줘도 이익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신용평가 방법도 남달랐습니다. 미국 신용 평가사의 평가뿐만 아니라 학력과 직장경력을 주요 평가지표로 활용했습니다. 예를 들어, 재직중이라면 승진가능성이나 업무 성과를 평가 지표로 보고, 취업이나 이직을 준비 중일 경우에는 보유 자격증이나 향후의 급여까지 분석했습니다. 이런 남다른 평가 지표는 고객의 현재 뿐만 아니라 미래의 신용도를 심사에 반영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고객의 미래에 투자하고, 또 이렇게 확보한 고객에게는 경쟁력을 키울수 있게 도우면서 함께 윈윈하는 전략을 펼칩니다. 예를 들어, 고객이 실직하면 최대 12개월까지 상환을 유예해주고 재취업 컨설팅이나 창업 교육을 제공하는 겁니다.

 

 

심지어 소파이가 직접 대출자와 동종업계에 일하는 다른 고객을 찾아서 연결하고 일자리를 알선해주기까지 하는데요. 기존 은행에선 상상할 수 없던 서비스였습니다. 

 

두 번째 비결은 락인(Lock-in) 전략입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서비스를 통해 고객을 소파이에 묶어두는 것입니다. 대학생이 학자금 대출로 소파이를 처음 이용하면 취업해서 급여계좌를 열 때, 주식투자를 할 때, 신용카드를 발급할 때 놓치지않고 소파이가 틈새를 공략합니다. 이를 위해 소파이는 금융상품의 숫자를 3배 이상 늘리면서 고객의 상황에 맞는 서비스를 공격적으로 내놓았습니다.

 

대표상품인 소파이 머니 예금의 경우 높은 이자를 주고, 계좌 유지조건도 없애고 ATM 기기 사용 등에 부과하는 수수료를 전부 없앴습니다.

 

 

레거시 IT 시스템을 사용하는 기존 은행과 달리 온라인 기반으로 운영되어 비용 경쟁력이 높았습니다. 또, 급여를 이틀 먼저 찾아가서 인출, 결제, 저축, 투자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얼리 페이체크(Early Paycheck)도 제공하고, 자동화된 로보어드바이저 시스템을 통해 매주 배당금이 지급되는 ETF에 투자할 수도 있는데요. 무려 수수료가 없다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소파이의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때 마다 포인트가 쌓여서 이를 현금이나 암호화폐로도 바꿀 수 있습니다. 로그인을 하거나 푸시 메시지를 보는 것만으로도 포인트를 적립해 주는데요. 한 번 들어온 고객에게는 계속 리워드를 주면서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서비스를 또 업셀링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소파이에서 모기지 대출을 받은 이용자 중 65%, 또 소파이가 판매한 전체 서비스의 24%가 기존 고객의 교차 구매에서 발생됐다고 합니다.

 

기존 은행들이 계속해서 신규 고객을 유치하려는데 반해서 소파이는 정말 한번 물면 안 놓아주는 느낌이죠. 

결국 소파이의 야심은 돈과 관련된 모든 서비스를 소파이 하나로 해결하자는 겁니다. 말 그대로 원스톱 금융 종합 플랫폼 목표로 하는건데요. 미국인의 50%는 한 개 이상의 은행을 이용한다고 합니다. 여러 은행을 오가는 불편함을 해소하고 하나의 앱에서 편리하게 제공한다는 것을 가장 크게 어필하고 있습니다.

 

앤소니 노토CEO는 많은 핀테크가 이를 추구했지만, 소파이만 유일하게 해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차별점이, 미국 MZ세대에겐 상당한 매력포인트로 작용한 것 같습니다.

2021년 2분기 기준 소파이 이용자는 256만명으로 전년도와 대비해도 113% 여전히 가파른 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소파이는 향후 10년간 사용자 3000만명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요. 이를 위해 핀테크 업계의 아마존웹서비스로 불리는 갈릴레오(Galileo)와 M&A도 했습니다.

 

갈릴레오는 은행에 결제, 대출, 투자 등 금융 API를 제공하는 파이낸스 테크 기업으로, 북미 지역 상위 100개 핀테크 회사의 70%를 고객사로 확보했을만큼 기술력이 뛰어난 회사인데요. 로빈후드, 차임 등의 핀테크 회사들이 갈릴레오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갈릴레오를 인수하면서 소파이는 B2B 금융으로도 마켓 확장이 가능해졌고, 무엇보다 매출 구조를 다각화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2020년 기준으로 소파이의 매출 83%는 대출 비즈니스에서 발생 중인데, 갈릴레오를 통해 기술 플랫폼 분야 매출이 늘어나면 대출, 기술플랫폼, 금융서비스 이 세 영역에서 고른 수익 향상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 SoFi의 우려사항 및 경쟁 업체

물론 우려되는 지점도 있습니다. 

하나의 앱에서 종합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너무 많은 일을 하기 때문에 리소스가 많이 들어갈 수박에 없고 자칫 무리한 사업 확장을 하다보면 수익이 악화될 우려도 있습니다.

 

또 거대한 핀테크 경쟁자들도 많습니다. 결제시장의 강자인 페이팔의 경우 은행업에 진출한 것은 물론 주식거래 중개 서비스도 검토하고 있다고 하죠. 스퀘어 역시 가상화폐로 무섭게 성장하고 있고요. 로빈후드는 투자고객에게 하이브리드 예금계좌를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치열한 경쟁속에서 과연 소파이가 초기의 독보적인 혁신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 SoFi의 미래

소파이는 현재 페이팔, 스퀘어, 로빈후드와 함께 미국 핀테크 4대장으로 꼽히면서 시가총액 13조원이 넘는 데카콘 기업 대열에 올라섰습니다. 데카콘(decacorn)은 기업 가치가 100억 달러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을 말합니다. 우리가 기업가치 1조를 유니콘이라고 하는데요. 데카콘은 100억달러, 즉 10조원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을 말합니다. 

 

최근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직불카드 삼성머니를 출시하면서 소파이를 파트너로 택하였습니다. 과연 소파이가 주목받는 핀테크 기업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고객 타겟화 및 락인 전략의 특장점을 가진 소파이가 다른 핀테크 기업을 제치고 미래 금융 서비스로 자리잡을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 이 포스팅은 책읽찌라 유튜브를 참고하였습니다.